꽃은 다른 피사체보다 촬영하는데 여유와 생각이 필요한 피사체이고 요즘 꽤 바쁜 편인데다 특별히 출사를 따로 나가진 못하는 상황이라 원래 별로 찍지 않는 피사체이다. 신속성이란 게 그다지 중요하지 않아서 AF라는 게 그렇게 절실하게 작용하지 않는 듯 하다. 물론 내가 AF에 목을 메는 이유는 그렇지 않은 피사체를 훨씬 많이 찍기 때문이다. 여전히 나는 광속 AF의 신봉자이지만, 솔직히 꽃 사진에 한해서라면 구형 MF렌즈라도 아무 불편없을 것 같다는 게 내 생각이다. 단지 내가 꽃이나 식물을 별로 찍지 않을 뿐. 난 그다지 진득하게 피사체를 지켜보는 성격도 안 되고, 꽃을 좋아하는 편도 아니니 별 수가 없다. 내가 찍는 건 거의 다 무생물이거나 풍경, 혹은 드물게 사람, 동물이나 찍는 정도. 인물 사진도 거의 안 찍는 편이다. 사실 찍어서 사진 보내줄 만한 사람이 그다지 없다;; 그래서 인물사진은 일부러 사진을 요청한 친구 아니면 그냥 가족 사진 정도라고 보면 될 듯. 주저리는 이쯤 하고, 꽃사진 올린 김에 색감 이야기 약간. 역시 꽃 하면 색감이지.
소니 쓰다가 올림푸스로 넘어왔는데, 올림푸스의 JPEG 기본 색감은 맘에 드는 편이다. 디폴트 셋팅에서 샤픈만 조금 주는 정도로 내가 원하는 색감이 나온다. 소니 때는 디폴트에서는 약간 마음에 안 드는 면이 있었는데(색조가 약간 엇나가 있었다), 커스텀 셋팅 기능이 훌륭하기 때문에 그리 문제가 있진 않았다. 커스텀 셋팅이 보편화되면서 메이커별 색감의 무게는 많이 퇴색되지 않았나 싶다. 그렇다고 해도 취향에서 상당히 동떨어진 디폴트 색감이라면 마음에 드는 셋팅을 찾는데 상당한 수고가 필요한 바, 메이커의 색감 특성이라는 게 아직은 무시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닌 듯 하다. 특히 RAW보다는 JPEG로 찍는 걸 선호한다면 말이다. RAW를 활용하면 색감 같은 건 무의미하다고 하지만, 사실 언제나 RAW로 찍을 수는 없는 거고(요즘은 용량 문제 때문에 그럴 일은 별로 없지만) 컴퓨터에서 한단계 더 거치는 시간이라는 게 결코 무시할 수는 없는 부분이니까. 나는 손보기 귀찮아서 가능하면 JPEG 상태로 잘 뽑아보려고 하는 편이라 더욱 그렇다. 또 Adobe Camera Raw의 경우 모든 기종의 컬러 프로파일을 충실하게 반영하지는 않기 때문에 원하는 사진을 얻기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올림푸스의 경우 노란색 원색이 ACR로 후보정한 RAW보다 JPEG가 훨씬 더 나아보인다. 물론 올림푸스 전용 프로그램을 쓰면 JPEG와 같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지만...알잖은가. 전용 프로그램들이 얼마나 개적화인지(먼산)
모든 기종을 진득하게 써본 건 아니지만 개인적인 메이커별 디폴트 색감에 대한 느낌을 말하자면, 캐논은 역시나 가장 인기있는 메이커 답게 보편적이고 특별히 튀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무난한 색감을 보여주는 듯 하다. 매력있다기보단 보편적으로 괜찮다는 인상을 주는 타협점을 잘 찾은 듯 하다. 어떻게 보면 커스텀 셋팅을 설정하기 가장 좋은 시작점을 갖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니콘은 솔직히 뭐라 말해야할지 모르겠다. DSLR에 전력투구한지 몇년이 되어가는데도 아직 JPEG 프로세싱에서는 여전히 후발주자인 듯한 느낌이다. RAW를 보면 기계가 문제는 아닌데...오토화밸과 연동되는 저채도 문제도 그렇고 하여튼 바디는 잘 만드는데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차기기종에선 꼭 해결되겠지? 이미지 프로세싱을 신뢰할 수 없다는 건 꽤 치명적인 문제다. 올림푸스는 널리 알려졌듯 바다나 하늘의 푸른색을 잘 뽑는다는 평이 있고, 나로서는 원본의 느낌을 변질시키지 않으면서도 적당히 예쁘게 보이는 색감을 가진 듯 하다. 소니는 비교적 중립적인 느낌을 내는 듯 하다. 사실 끝까지 완전히 맘에 드는 커스텀 셋팅은 찾지 못 했지만...(그냥 귀찮아서다) 색감으로 유명한 펜탁스는 진득한 느낌이 있다. 상당히 매력을 느끼는 색감인데, 다만 자연스러운 색이라기보단 예쁜 색에 가깝기 때문에 호오는 갈리는 듯 하다. 파나소닉은 솔직히 제대로 만져본 게 없어서 모르겠다. 그냥 사람들이 올리는 것만 봐서는 가감없는 솔직한 사진을 보여주는 듯 하다, 다르게 말하면 좀 심심하고 멋없어보인달까?;; 제대로 써봐야 말할 수 있겠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다음에는 펜탁스를 한번 써보고 싶긴 하다. K7이 싸진다면...
ps.솔직히 모니터 컬러 캘리브레이션도 제대로 하지 않고 색감 얘기를 한다는 건 좀 어불성설이지만, 그정도로 색상에 철두철미한 성격도 아니고 또 수동으로 잡은 셋팅이긴 해도 나름대로 중립적으로 뽑는 편이라 생각한다. 음, 약간 차가운 쪽을 선호하기는 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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